내게는 진정한 휴가, 아이에게는 만만해진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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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일부터 8주간, 이룸어학원에서의 바콜로드 8주, 내게는 일상을 벗어나 차려주는 밥을 먹고, 저절로 깨끗해지는 방에서 내가 좋아하는 책과 드라마를 보고, 하고 싶었던 영어 공부를 방해 없이 실컷하고, 네그로스섬의 아름답고 영감을 주는 자연을 탐험하고 즐기면서도,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루틴까지 무너지지 않은 '진정한 휴가'였다.
반면에 영어공부가 목적이였던 최찰리에게는...... 평소 "나한테 말걸지 마" 아우라를 뿜으며 앞만 보고 걷는데도 다정한 어투로 "차~알~~리" "촬~알리" 이름 불러주고 먼저 인사해주시던 선생님들 덕에 아이도 즐겁게 공부했다. 물론 두달만에 영어 고민이 해결 될 정도로 실력이 향상 되지는 않았다. 단지 영어가 쉽고 재밌구나, 한국에서의 후속 공부가 막막했었는데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담번에 다시 왔을땐 영어 더 잘해야지라고 생각했다니 만족스러웠다.
내게 있어서 이룸어학원의 가장 큰 장점은 밖에 멀리 나가지 않아도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다 해결 된다는 거다. 난 운동은 4층 헬스장에서 했다. 도보로 1분거리에 테니스장도 있어 내년에 또 오면 테니스를 한번 배워봐야겠다. 최찰리는 수업 끝나고 수영 일대일 강습을 받았다. 처음엔 주 3회만 했었는데 금방 실력이 늘더니 네그로스 관광지인 Mag-aso fall 깊은 곳에서 구명조끼없이 놀아보고서는 자신감이 붙어 주5회로 하고 싶어했다. 아이와 같이 자주 즐겼던 것 중 하나가 마사지인데 이룸 건물안에 마사지샵이 있어 편하게 받았다.
주부가 되고 엄마가 된 후부터는 누가 해주는 밥은 다 맛있다. 이곳에 와서도 3주차부터는 리필해서 먹을 정도로 필리핀 음식이 잘 맞았다.(사실 처음에는 기름진 음식이 대부분이라 힘들긴 했었다) 최찰리도 꼭 골고루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엄마 고집에 접시는 다 비웠다. 우리는 한국인 마트에서 반찬이나 컵라면, 간식을 사온 적이 없다. 한식당은 유학원 회식때 빼고는 한번도 간적이 없었다. 다른 맛있는 것이 있는데 그닥 한식이 땡기지는 않았다. 컵라면도 필리핀꺼 사먹었다. 이룸 근처에는 걸어서 5분안에 한인마트도 한식당도 다 있었는데......
도착하고 첫 주, 목감기에 심하게 걸렸었다. 머리 바로 위에 에어컨이 있는데 바람이 셌었나보다. 다행히 아이는 멀쩡했는데 난 계속 심해지더니 목소리까지 나오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데스크의 Bea가 현지약을 챙겨주었다. 그래도 쉽게 떨어지지 않고 옆방의 한국맘이 나눠주신 기침약을 먹고서야 나았다. 그 뒤로는 잘 때 머리와 발 위치를 반대로 하고 꼭 에어컨을 슬리핑 모드나 베이비 모드로 바꿔 놓고 잔다.
한번도 귀찮은 티나 찡그리는 법없이 들어주던 친절한 maintenance 스텝들~♡ 작년 바기오에서 머물렀던 어학원은 빨래가 유료였었는데 이룸은 모두 무료로 주3회 해준다.그리고 뭔가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maintenance 전담 스텝인 Michel에게 얘기하면 되는데 성격 급한 나도 넘 만족스럽게 바로 바로 처리해주었다!!
이룸어학원은 학비와 기숙사비가 굉장히 합리적이다. 작년 바기오에서 한달 학비+기숙사비가 이곳에서의 두달 비용과 겨우 110만원 차이밖에 안나는데 교재와 선생님의 퀄리티가 전혀 뒤떨어지지 않으니 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재등록률이 높은건 당연한거 같다. 우선 나부터도 내년에 다시 올 생각이다. (이룸어학원 등록은 대략 5~6개월 전에 해야 자리를 잡을 수 있는점 참고).
바콜로드가 있는 네그로스섬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이 많고 휴양지도 곳곳에 있다. 주말이나 연휴에 여행갈 만 곳이 많아 외국 나온 느낌이 났다. 새해연휴에는 아이랑 둘이서만 차를 렌트해서 이곳 유명 휴양지인 SIPALAY에 갔다왔다. 그리고 이룸에서 한달에 두번씩 진행하는 액티비티 신청하면 편하게 관광할 수 있어 우리는 꼬박꼬박 참여했었다. 데스크에 물어보면 벤 예약도 도와준다. 내 경우에도 어학원 원장님과 대화 나누다 렌트카도 다 알아서 예약해주셔서 넘 든든했었다.
위험하면 안 보내주셨겠지 싶었다. 치안 걱정없이 지내다 권총이나 때론 소총을 메고 있는 가드가 문 열어주는 건물에 들어가면 새삼 '참!필리핀이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평일 방과 후 오후에는 잠깐 산책을 즐기거나 시내 나들이를 하곤 했다. 특히 이룸에서 걸어서 10분거리에 현지인 동네가 있는데 그곳 슈퍼마켓에 가 아이스크림을 사먹는걸 참 좋아했다. 로컬 특유의 분위기와 한국어로 인사하는 동네 꼬맹이 보는 맛에 더워도 발걸음이 즐거웠다. 휴일에는 시내관광이나 워터파크에 놀러갔는데 한국처럼 오래 기다리지 않고 금방 금방 맘껏 슬라이드를 탈 수 있어 자주 갔다.
뭐니 뭐니해도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이룸의 선생님들이다. 최찰리는 이곳에서 친구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선생님들과 친해져 전혀 외롭지 않게 지냈다. 오히려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아 장점이 되었다. 내성적인 아이인데 선생님들이 먼저 다가와주시고 권해주셔서 너무 좋았다. 내 선생님들도 하나같이 오래 보고 싶은 사람들이다. 언제 누가 이렇게까지 정성스럽게 내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주나 싶다. 결혼하고 애 키우면서 나는 거의 듣는것만 많이 해야했다. 영어 수업 시간이지만 상담 시간처럼 내 얘기만 많이 했다. 그래도 되는, 아니 그러면 더 환영받는 유일한 시간이였다. 그렇게 나는 쉬고... 충전했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간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야한다. 준비...되었다!!
머리는 차갑게 정리 되었고, 가슴은 훈훈하고 편안하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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